바다의 성당- 힘 없는 선량함에 대하여
바다의 성당 1바다의 성당 1 - 6점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대교베텔스만주식회사(베텔스만)



 성격이 무난한 주인공이 민중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라면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이야기의 결말은 그런 식이었다.
 아버지 베르나뜨가 아들 아르나우에게 '세상에는 배고픈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을 때 읽는 나는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빨리 감동할 것을 종용하면서 힘주어 글을 써 내려 갔을지도 모른다.
 이 책이 민중을 위한 책임에는 틀림 없다. 이야기의 끝까지 민중의 승리로 막을 내리며 민중이 원하던 삶의 권리를 주인공 아르나우를 통해 되찾게 하는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아르나우를 운명의 승리로 이끄는 것은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줄 아는 너그러운 성품과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함이다. 세계를 운영해온 귀족 계층이 가지고 있는 영악함과 반대되는 민중만이 지닐 수 있는 미덕이다. 실제로 삶의 어떤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 무지하다 못해 순수한 용기가 거대한 업적을 이룩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아르나우의 선의를 받아줄 만한 그의 주변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르나우는 행복을 쟁취할 수 있었을까.

 소설 속이 아닌 정치판이나 현실에서는 순수한 용기나 선의가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당하고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너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민중의 미덕을 지닌 사람이 살아남아 성공한다는 것은 결국 현실을 견뎌내는 것 조차 버거운 민중의 판타지다.
순수한 마음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지닌 자가 많은 이의 도움을 받아 권력을 누리게 되는 것. 그가 곤궁에 처할 때마다 그의 착한 마음에 감복한 조력자의 손길이 그를 보호하는 것. 그렇게 살아남는 과정.

 결국은 소설이기에 서술 가능한 염원이고 허구일 수 밖에 없다. 책을 덮고 리모컨을 들어 뉴스를 키면 우리가 책 속에서 읽은 이야기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된다.
그래서 아르나우가 이룩한 삶은 허구에 가까운 진실이 되며, 베르나뜨의 죽기 전 외침은 생생한 현실로 다가온다. 나약한 선량함은 배고픈 자유를 위해 무엇이 되어줄 수 있을까.
http://qkstkak.egloos.com2008-01-23T01:11:170.3610
by 효모 | 2008/01/23 10:11 | 평범한 독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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